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박문혁
  • 입력 : 2022.10.01 15:22
  • 수정 : 2022.10.01 15:50

당나라 군대와 어영부영, 선정비의 비극

☞ 국군의 날 찾은 북한산에서 본 두 비극(悲劇)
☞ 어영청과 우후죽순 세워진 선정비
☞ 정치가 가장 문란했던 시기에 가장 많이 세워진 모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케이큐뉴스] 북한산 등반 중 만난 중견 탈랜트.
[사진=케이큐뉴스] 북한산 등반 중 만난 중견 탈랜트.

오늘은 74주년 국군의 날이다. 기자가 가장 인상에 남는 군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태극기 휘바이든'이다. 현대적 군대는 예외없이 정예병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국방문제엔 빈틈이 없어 정예를 넘어 초정예로 군대조직을 갖추어 놓는다. 우크라 전쟁이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로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예화된 우크라 군대에 러시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다.

[사진=네이버 갈무리]
[사진=네이버 갈무리]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야 비로서 군대가 정예병이 됐지 종전까지만 해도 오합지졸•어영부영 당나라 군대를 면치 못했다. 국군의 날을 맞아 찾은 북한산에서 두 가지 흑역사의 비극(悲劇)을 만났다. 하나는 어영청 숙영지다. 구한말 한양소재 궁궐 수비를 위한 중앙군은 훈련도감•어영청•금위영 세 곳인데 이를 삼군영(三軍營)이라 부른다. 그 중에 어영청은 망국(亡國)의 전조현상 탓인지 제 역할을 못해 백성들의 조롱과 빈축의 대상이 됐다.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훈련도 제대로 안하고 민가에 관폐(官弊)를 엄청 끼쳤다. 어영청의 악명이 날로 심해지자 백성들의 원망이 하늘을 찔렀고 여기서 어영부영이란 비극이 등장했다. 어영청은 營(군대)도 아니다(아닐비非)란 의미의 '어영비영'이 세월을 거쳐 '어영부영'으로 굳어졌다. 당나라 군대도 건국초에는 최정예 부대였지만 점차 라이벌이 없는 태평성대를 누리며 어영청처럼 훈련을 게을리 하다보니 군기가 빠지고 수뇌부의 부정 부패가 쌓여 '당나라 군대'라는 불명예의 낙인이 찍혀버린 것이다.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한편 북한산 등반 중 하나의 비극 어영청 숙영지 외에 두 번째 비극을 목격했다. 수 많은 비석이 우후죽순식 세워진 장소였다. 그냥 지나치려다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다 제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일제강점기 친일파로 분류된 인물의 공덕비가 떡하니 서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술 더 떠 그의 공적에 대한 깨알같은 설명도 친절히 곁들어 있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이 비석이 훼손됐다고 친일파 후손이 민원을 제기하자 얼마전 지자체에서 복원까지 해줬다는 사실이다. 민생을 보살피고 정치를 잘해 세워주는 공덕비가 역사상 가장 많이 출현한 시기가 언제인지 아는가.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어처구니없게도 백성들에 대한 수탈이 극에 달했던 19세기 구한말이다. 탐관오리들의 탐욕이 천지에 들끓었던 '삼정(전정• 군정•환곡)의 문란' 시기에 선정비 내진 공덕비가 가장 많이 제작되어 세워졌단 사실은 흑역사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기자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삼정의 문란때 조선백성들이 겪었던 비극은 오늘날 우리가 굥정부에서 겪고있는 삼중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비유하면 실감할 수 있다. 잘못된 선정비를 통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으므로 북한산에 있는 민영준(민영휘로 개명)의 선정비는 하루 빨리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민씨의 경우 일제에 빌붙어 매국적 행위를 한 댓가로 당시 최고부자에 속해 호의호식을 했다. 게다가 일제로부터 자작의 칭호까지 수여받았다.  이를 방치할 경우 애국심에 심각한 부작용은 물론 나라를 팔아먹고도 자자손손 떵떵거리며 살고 그것도 모자라 공덕비까지 세워준다는 악습이 남게된다. 하루속히 철거를 강력히 요구한다. 나라를 흔들어대는 굥이 나중에 남산위에 저 소나무를 배어내고 굥선정비를 세우지는 않을지 두렵다. 자기가 했던 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식언(食言)하는 인물이 무슨 일인들 못할까.

https://view.hyosungcms.co.kr/shorten-url/Eq7qs8btk7

저작권자 © KQ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