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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문혁
  • 입력 : 2022.09.17 10:01
  • 수정 : 2022.09.17 10:19

MZ 세대는 왜 이 상표에 열광할까?

☞ '이 자켓 사지 마세요' 이색 광고로 주목
☞ 설립자 수 조 원 가치의 회사 통째로 기부
☞ 지구를 지키고 구하는 어벤져스 기업 이미지
☞ 파타고냐 측,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대주주"
☞ 쉬나드 회장, 주한미군 복무 중 북한산 암벽등반 최초 설계자
☞ 적자나는 해에도 매출의 1% 를 반드시 기부
☞ "난 내일 죽을 수도 있지만 파타고냐는 향후  50년간 옳은 일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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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케이큐뉴스]
[사진=네이버•케이큐뉴스]

지금부터 11년전 2011년 11월경이었다. 1년 중 최고매출을 기록하는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BF) 시즌을 앞두고 NYT에 이상한 기업 광고가 하나 실렸다. "Don't buy this jacket" "이 자켓 사지 마세요" 광고를 낸 기업은 옷 한 벌을 만들려면 엄청난 물소비를 초래하는 목화(木花)솜이 필요하고 옷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물류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니 당신에게 꼭 필요한 옷만 사라는 메세지를 담은 역설적  광고 카피를 내보낸 것이다. 그런데 하지 말라면 더욱 하고픈게 인간심리인가 보다. 희한하게도 제품을 사지말란 광고를 냈음에도 소비자들 특히 MZ 세대들은 더욱 열광했다. 기어코 이 기업에 돈쭐(돈으로 혼 내주는 것)로 보답했다. 화제의 기업은 세계적 아웃 도어 브랜드 파타고냐Patagonia다.

파타고냐는 MZ 고객들의 빗발치는 돈쭐에 보답키 위해 2016년 BF매출을 전액 기부하는 통큰 결단을 내렸다. 미국 도람프 정부가 감면해준 천만 달러 세금을 '무책임한 세금 감면'이라 비난하며 이 또한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이례적 조치로 또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파타고냐는 지구의 환경을 염려해 옷을 오래 입도록 품질관리에 매우 세심하다. 따라서 판매에 올인하기 보다 제품수선을 평생 보장하는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무리 파타고냐가 착한기업이라도 저질제품을 지속해서 구입하는 정신 나간 소비자는 세상에 없다. '평생수선제도'는 그만큼 파타고냐가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을 담아낸 결정체라고 할 수있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한편 파타고냐의 ​경영전략은 '도넛경제모델'이다. 지구촌 인간과 환경을 지켜낼 마지노선을 도넛모양으로 구현했다. 도넛 부분이 지구가 베푸는 베네핏의 한계영역(문턱 Threshold)을 의미한다. 도넛을 벗어난 내부는 부족을, 외부는 과잉을 의미한다. 도넛 자체가 절대균형점Perfect EquilibriumPoint(PEP)을 시사한다. 또한 파타고냐의 해외지사 설립기준은 이윤확장에 있지 않다. 지역에 따라 발생하는 환경문제 해결에 포커싱을 맞춘다. 이는 '해외지사의 존재이유는 지역적 환경문제 해결에 있다.'는 본사 수뇌부의 의지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네이버•케이큐뉴스]
[사진=네이버•케이큐뉴스]

창립 40주년임에도 갈변하는 시대흐름과 무관하게 꾸준히 본령적 미션을 묵묵히 수행해온 파타고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붐이 불건말건 여태 ESG경영을 묵묵히 실천해 왔고 앞으로도 중단없이 할 것이다. 이러한 파타고냐가 최근 대형 사고(?)를 쳤다. 파타고냐 창업주 이본 쉬나드(83) 회장 일가가 회사 소유권을 환경단체와 비영리 재단에 통째로 기부하는 비지니스 세계의 유니콘과 같은 승부사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NYT), BBC 등에 따르면 쉬나드 회장 부부와 두 자녀는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고, 지난달 지분까지 NGO단체로 이전을 완료하는 강력한 의지를 발산했다.

[사진=NYT•케이큐뉴스] 이본 쉬나드 파타고냐 회장
[사진=NYT•케이큐뉴스] 이본 쉬나드 파타고냐 회장

파타고냐 측은 “현재로서는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대주주” 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수익은 우리 의 고향 지구를 지키고 구하는 사명에 영구적으로 사용될 것”이라 고 덧붙였다. 파타고냐는 비상장 기업으로 쉬나드 일가가 소유한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쉬나드 일가는 매년 1억 달러 (약1390억 원)에 이르는 파타고냐 수익도 전액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활동에 사용할 것으로 밝혔다. 쉬나드 회장은 “(이번 결정이)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 한 사람들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형성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지구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돈을 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독자제공]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독자제공]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소식통에 따르면 쉬나드 회장이 해당 결정을 한 뒤 측근들은 더 많은 자금을 기부하기 위해 파타고냐를 매각하거나 기업공개를 하는 방안을 권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쉬나드 회장은 두 제안을 모두 거부하고 회사 지분을 비상장 상태로 100% 기부하기로 했다. 두 방법으로는 직원복지와 환경보호라는 기업 문화를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서다. 쉬나드 회장은 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나 요세미디 국립공원 암벽 등반 1세대로 불렸다. 차박(車泊)을 하고 팻PET통조림을 먹어야 했던 가난한 생활 속에서 직접 제작한 암벽등반 장비가 등반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1960년대엔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는 북한산의 암벽 등반로의 최초 설계자기도 했다.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제대 후에는 ‘쉬나드 장비’ 라는 회사를 세워 등산 장비를 판매했다. 이후 1973년 그는 환경 보호에 대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파타고냐를 설립했다. 파타고냐 제품에는 유기농•친환경 재료만 사용됐고, 하청업체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적자가 나는 해에도 매출의 1%를 기부하는 작열하는 배려심을 나타냈다. MZ 세대가 파타고냐에 열광하는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쉬나드 회장은 포브스가 발표한 억만장자 명단에도 올랐지만, 여전히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낡은 옷을 입고, 미국에서 저가 자동차로 분류되는 스바루를 직접 운전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나드 회장 은 “내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게 돼 안도감이 든다. 이상적인 방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기업가가 될 생각이 없었다. 기업이 무엇을 해야할지도 몰랐다”며 “나는 내일 죽을 수도 있지 만 파타고냐는 향후 50년간 옳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료=케이큐뉴스 후원계좌]
[자료=케이큐뉴스 후원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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