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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문혁
  • 입력 : 2022.09.15 08:59
  • 수정 : 2022.09.15 10:18

세계최초 멸종국가 머잖아, 우리만 몰라

☞ 인구절벽으로 최후맞는 한국, 결국 교육문제
☞ 합계출산율 또 세계 최저, 거듭된 충격
☞ 한국멸종을 외신에서 걱정하는 독한 모순
☞ 우리 소멸에 우리만 느긋한 어이없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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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케이큐뉴스]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네이버•케이큐뉴스]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남들 눈엔 분명히 보이는데 자신은 모르는 맹목적인 경우가 종종 있다. 외신에선 한국의 멸종을 염려하는데 정작 우리는 "배 째라고 해"하며 강 건너 불구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구절벽 문제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또 다시 세계 최저 수준인 0.81명이란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 이쯤되면 인구가 한 명도 남지 않는 세계 최초의 멸종국가는 한국일 개연성이 크다. 초저출산의 기저에는 한해 830만 원에 달하는 과도한 사교육비다. 선진국 수준에서도 살인적  고가(高價)인 한국의 사교육비가 한 명도 안되는 최저 출산율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외신이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한국의 출산율을 세계 최저로 끌어내리는 사교육비'라는 제목의 기사를 포스팅했다.  매체는 저출산을 국가적 재앙이라고 강조했던 굥대통령이 출산율을 높이려 현금 보조를 늘리려고 하지만, 이런 유인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이 매체는 "임부(妊婦)에게 제공되는 출산비 명목의 일시적 당근은 향후 막대한 사교육비 걱정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선진국에서도 자녀양육에 돈이 많이 들지만, 한국에서는 사교육비 액수 차이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격차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가정이 지난해 중•고생 1인당 사교육비로 약 6천 달러(약 830만 원)를 지출했다면서 이 돈의 대부분은 입시 준비기관인 '학원들(hagwons)'로 빨려 들어갔다고 논평했다. 이는 신한은행 추산자료인 한 명의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려면 6년치의 평균 소득이 들어간다는 통계를 그 근거로 들었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집값 급등도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서울의 주택 평균값이 10년 전까지 가구 당 평균 소득의 10배였다. 하지만 현재는 18배로 두 배 가까이 급속하게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어 한국에서 여성은 일•양육 사이 딜레마로 골치를 썩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25∼39세 경단녀 비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이 경력이 단절되는 결정에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이 육아나 식료품 쇼핑 등 무급노동에 쓰는 시간은 남성보다 4배를 껑충 뛰어 넘는데 이는 OECD 중 일본•터키를 제외하면 가장 큰 격차라고 말했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자료=네이버•케이큐뉴스]

또 육아 중인 부모가 가족이나 친구, 지역사회에서 받을 수 있는 도움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OECD 41개국 가운데 한국은 '사회적 지지' 부문에서 38위라는 매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신이 한국의 멸종위기를 이토록 핏대를 세워가며 지적하는데도 듣고있는 우리는 "배 째라고 해"하는 방관적 태도를 보이며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친절한 금자씨같은 블룸버그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도 초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사진=케이큐뉴스 자료화면]

매체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출산 부모에게 휴가를 장려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처벌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연가(年暇)가 충분해도 밀려드는 일처리에 휴가를 쓸 수 없다고 말한다." 덧붙였다.  또한 "휴가를 쓰고 나면 어떤 종류의 응징에 직면할지 두려워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블룸버그 통신은 심층취재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밀한 내용까지 기사로 포스팅하는 이례적인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매체는 끝으로 7할에 불과한 대기업 직장어린이집 설립 비율, 경단녀의 사회복귀 애로, 성별 임금 격차, 남녀 갈등, 혼인 감소, 가부장적 사회분위기, 선진국 중 가장 긴 군복무 기간도 초저출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깨알같은 지적을 했다. 외신이 다른 나라에 보일 수 있는 최대치의 특별배려로 한국의 멸종사태를 진심으로 염려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료=케이큐뉴스 후원계좌]
[자료=케이큐뉴스 후원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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